“세계경제 회복 시간 걸릴 것”... 출구전략 신중히
- 대한상의 보고서 “OECD 국가의 성장률 회복 불구 高실업이 본격 회복 발목 잡아”
- 高실업 악순환 우려 : 高실업 → 가계소득 저하 → 소비 부진 → 기업 수익성 악화 → 투자 부진
- 상의, ‘출구전략 신중한 시행’, ‘외환시장 감독 강화’, ‘수출 다변화’, ‘다양한 공조채널’ 제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高실업이 이어지고 있어 본격적인 회복은 아직 멀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는 5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많은 OECD 국가들이 위기 이전 수준의 성장률을 회복했지만 미국, EU 등 주요국의 실업률이 10%에 달하는 등 실업률은 30개국 모두 위기 이전 수치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세계경제의 본격적인 회복에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지적했다.
이 같은 분석을 토대로 대한상의는 최근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출구전략은 세계경제의 본격적인 회복 여부, 유가, 환율 등의 추이를 감안하면서 신중히 시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대한상의가 OECD 30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2/4분기와 최근 2009년 3/4분기 GDP 성장률을 비교 분석한 결과, 미국은 0.4%→ 0.6%, 독일 -0.6%→ 0.7%, 일본 -2.1%→ 0.3%, 우리나라 0.4%→ 3.2% 등 20개국이 위기 이전의 성장세를 회복했다.
그러나 영국(-0.1%→ -0.2%), 그리스(0.6%→ -0.4%), 스페인(0.0%→ -0.3%) 등 10개국은 아직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점과 현재의 회복세가 위기 이후 급락한 성장률에 대한 반등인 기저효과(base effect)에 의해 높게 나올 수 있다는 점도 지나친 낙관을 경계해야 할 요인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특히 실업률은 미국이 6.2%(2008년 8월)→9.8%(2009년 9월), 프랑스가 7.8%→10.0%(같은 기간), 일본 4.1%→5.3%(같은 기간), 한국 3.2%→3.5%(같은 기간) 등으로 나타나 여전히 위기 이전 수준을 상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대한상의는 “GDP 성장률이 1년여 만에 신속한 회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세계 각국이 금리 인하, 유동성 공급, 재정 확대, 국제 정책 공조 실시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인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실업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高실업 악순환’이 지속돼 회복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高실업률은 가계 소득을 떨어뜨려 소비가 감소하고, 이는 기업의 투자위축을 유발해 고용을 줄이게 된다는 것이 상의의 설명이다.
보고서는 “여기에 최근 ‘중국의 긴축 움직임’, ‘미국의 금융규제 강화 추진’, ‘유럽의 재정적자 심화’ 등으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어 낙관론을 펴기에는 이르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상의는 출구전략을 신중히 시행하고 외환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4가지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면서 “출구전략에 대해 보다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우리나라는 자산 버블 가능성도 낮고, 재정수지도 건전해 당분간 기존의 확장적 정책 기조를 유지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어 “우리 환율은 주요국 대비 변동성이 커 금융시장의 불안정이 실물경제로 쉽게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면서, 투기성 외화 유입 제한, 단기 외채 비중 축소 등 외환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셋째로 보고서는 “우리 수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중국, 미국, 유럽이 긴축 기조로 진입하거나 더블 딥에 빠질 경우 수출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며 “현재 추진 중인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으로의 수출 다변화를 더욱 가속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상의는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 다자화 공동기금’과 같은 다양한 역내 협력을 더욱 강화해 충격의 완충지대를 설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 원문은 현재 수정 중입니다. 2월 17일 경에 게재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