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중견 건설업체 (주)동일이 변화를 통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와 한발 앞선 해외진출이 변화의 주된 콘셉트다.
동일의 이러한 행보를 가능케 한 원동력은 그동안 꾸준히 다져 온 내실 위주 경영이 꼽힌다. 지역내 대부분의 건설업체가 유례없는 고유가로 인한 불황에 어려움을 겪는 것과 대조적이다.
리조트 업계의 새 강자로
(주)동일의 계열사인 (주)동일리조트는 최근 경남 양산시 하북면 순지리에 실내외 스파시설을 동시에 갖춘 워터파크인 '시실리 아일랜드'를 개장했다. 단순히 물놀이 시설인 워터파크 하나 정도를 개장한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현재 회원을 모집하고 있는 환타지아스파콘도 3개 층에 걸쳐 들어선 시실리 아일랜드의 면적은 1만9000여㎡로 규모면에서 캐리비언베이에 이어 국내 두번째다. 실내풀존 슬라이더존 초천풀존 찜질방존 등 시설도 다양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시실리 아일랜드에 붙은 기존의 아쿠아환타지아까지 합치면 전체 면적이 약 4만㎡에 이른다. 동일리조트 측은 앞으로 지중해풍 전원마을인 시실리안빌리지 곤충공원 등의 시설을 갖춘 가족형 고급리조트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난 2004년 아쿠아환타지아와 함께 인수한 통도CC까지 연계함으로써 스파와 골프를 동시에 즐길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날 시실리 아일랜드의 개장은 2004년 아쿠아환타지아 인수 이후 계속된 리조트 산업 강화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을 의미한다.
동일의 리조트 사업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현재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 사거리 인근에 연면적 4만여㎡ 규모의 6성급 도심형리조트호텔을 신축중이며, 경기도 양평에도 대규모 회원제 리조트를 추진하고 있다.
아파트 등 주택건설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를 것에 대비해 새 사업을 모색해 왔으며 결국 리조트 쪽으로 눈을 돌렸다는 것이 동일 측 설명이다.
|
|
|
통도파인이스트CC 전경. |
|
발빠른 해외진출
해외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상당한 위험부담이 따른다. 더구나 상대적으로 정보가 취약한 지역 기업은 더욱 그렇다. 지역 업체가 해외진출을 꺼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동일은 비교적 남보다 빠르면서도 조용하게 해외 시장을 노크해왔고 최근들어 조금씩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동일은 해외사업 역시 건설과 리조트를 병행하고 있다. 동일은 우선 아프리카 알제리의 부이난 신도시 내 주상복합아파트 건설 사업에 대우건설컨소시엄 소속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 진출도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 정확한 사업 내용은 확인해주지 않고 있으나, 골프장과 주거시설이 함께 갖춰진 리조트 개발 사업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내에서 갈고 닦은 노하우를 그대로 옮겨가겠다는 복안이다.
동일은 비록 해외는 아니지만 수도권에도 일찌감치 눈을 돌렸다.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과 강남구 삼성동, 강서구 방화동에서 잇따라 아파트를 성공적으로 분양해 지역 주택건설 기술의 우수성을 확인시켰다. 지금도 인천 남구 용현동에서 280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를 분양중이다.
|
|
|
(주)동일종합건설 '진주상평 동일스위트'(조감도) |
|
경쟁력의 원천은 내실
동일의 이 같은 사업 다각화와 해외진출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동일은 지난 1981년 창립 이후 한결같이 건설의 외길을 걸어왔다. 환경과 인간을 생각한다는 이념을 담은 '동일 스위트'는 지역을 대표하는 아파트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부산·경남과 수도권 등 2만여 가구의 아파트가 동일가족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그렇다면 무엇이 동일의 아파트 성공 신화를 낳게 한 것일까. 해답은 간단했다. '동일스위트'라는 이름을 단 아파트가 곧 동일의 얼굴이라는 생각으로 아파트를 짓는다는 것이다. 단지 배치를 자연친화적으로 하고 최고 수준의 마감재를 쓰는 것은 당연한 일에 속한다. 건물을 짓는데 그치지 않고 끊임없는 사후관리를 통해 고객과 소통해 나가는 것이 동일의 정신이다.
동일은 자체 아파트 사업 뿐 아니라 굵직굵직한 사회간접자본시설 공사에도 참여하고 있다. 경부고속철도, 가덕대교, 서낙동강 하천개수 공사 등에 동일의 기술자들이 이 시간에도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동일의 진짜 저력은 이같은 괄목할만한 성장 자체보다도 항상 한발 앞서가는 내실 경영이다. '겉멋보다는 속이 든든해야 한다'는 창업자 김종각 회장의 지론 때문이다. 평소 다져온 동일의 내실은 외환위기 때 공격 경영에 나서는 등 어려울수록 더 힘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러한 내실 경영은 자칫 지나치게 보수적인 경영으로 흐를 수도 있다. 하지만 직원들의 정보화·국제화에 예산을 아끼지 않는 등 필요할 때는 과감한 투자도 마다하지 않는다.
3년 후 맞게 될 창립 30년에 동일은 어떤 모습일 지 궁금해졌다. 건설을 모태로 한 글로벌 리조트 기업이라는 다소 긴 수식어가 동일이라는 이름 앞에 붙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