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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전기(주)
매년글로벌 산업 동향 조사를 실시하는 기관에서 ‘보수적이고 변화에 둔감해 보이는 산업’으로 제조업이 종종 리스트에 오르내리고 있다는 점은 변화를 선도해야하는 오늘날 제조업의 위상을 잘 보여준다. 게다가 이러한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시시각각 변하는 오늘날의 경영환경은 제조업에 더 큰 고난으로 봉착하고 있다. 아직 대부분의 국내 제조업들은 해외 업체와 경쟁해야 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우수한 기술이나 적시공급과 같은 비교우위를 충분히 갖추지 못한 상태이지만 나날이 그 경쟁의 강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거래처, 관행, 강점에 안주한 채 새로운 흐름에 대비하지 못한 기업들은 곧 시장에서 도태될 수도 있다는 점을 반드시 명심해야만 한다. 하지만 오늘 소개할 효성전기는 자동차용 모터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자들을 상대해 오랜기간 높은 시장 점유율을 형성하고 있다. 회사가 문을 연 지 40년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수위를 차지한 원동력은 무엇일까. 위기를 기회로 만든 기업의 발자취를 통해 그 이유를 살펴 보도록 하자.
한 우물을 판 장인기업, 글로벌 시장에 우뚝 서다
1973년 삼영전기주식회사의 설립으로 시장에 등장한 효성전기는 창립 이래 40여년간 오로지 모터 제조 분야만을 위해 달려온 기업이다. 한 우물을 오랫동안 파온 해당 업계의 선도 기업 으로서 국내외 시장에서 제품의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은 곳이기도 하다. 회사 한 쪽 벽면을가득 채운 상장과 상패들은 회사의 기술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는 상징인 셈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제조업 본연의 강점으로 내세워야 할 기술 및 품질 분야에서뿐만 아니라 경영 분야 에서도 화려한 수상 이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는 회사의 경영이념과 기업철학이 지닌 가치 체계가 얼마나 올바른 지 제대로 알려주고 있는 반증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창립 초기 장난감용 모터를 시작으로 1978년에는 소형 AC 모터(헤어드라이기용)를 홍콩에 수출하였고 1982년에는 Bongo 시리즈용 HVAC MOTOR를 개발 양산하기 시작했다. 이후 자동차용 블로어 모터를 시작으로 자동차 브레이크 시스템에 장착되는 ABS 모터, 조향 장치에 장착되는 EPS모터, 엔진룸에 장착되는 Cooling Fan 모터 등 다양한 자동차용 모터 제품으로 시장에서의 영향력과 입지를 서서히 확대해 왔다. 특히 블로어 모터 분야에서는 명실공히 세계시장 점유율 3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스탠더드 경영대상에서 품질경영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항상 기술의 혁신과 변화를 추구한 기업으로서 응당 받아야 할 상을 받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위기를 올라타는 이들에게는 큰 기회가 찾아온다
“돼지도 태풍을 만나면 날 수 있다.” 최근 애플과 삼성이 지배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거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중국 샤오미의 회장 레이쥔이 한 말이다. 겉보기에는 모든 것을 쑥대밭으로 만들 정도로 무시무시한 태풍과 같은 악조건도 역발상을 통해 새롭게 접근한다면 남들이 위기를 피하기 위해 웅크리고 있는동안 경쟁자보다 더욱 도약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말이다. 돌아보면 효성전기가 세계시장에 본격적으로 출사표를 던진 시점 역시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참 이해할 수 없는 시기였다. 아이러니하게도 국내 사정이 여의치 않았던 1997년 IMF금융위기 때였기 때문이다. 잘나가는 대기업들조차도 태풍처럼 휘몰아치는 상황에서 예상치못한 복병에 맞서 감히 새로운 시도나 전략조차 실현하지 못하고 있었던 때였다. 당시 대부 분의 자동차 부품업계는 국내 대기업 자동차 메이커에만 의존했고, 국내 자동차 업계가 휘청 거릴 때마다 그 부담을 고스란히 안아야 하는 것이 자동차 부품업체의 숙명과도 같은 것이 었다. 효성전기 또한 IMF 금융위기라는 악조건으로 인해 불가항력적으로 회사 존폐의 위기를맞았지만, 그러한 경제 상황을 역으로 활용하여 해외 판로 개척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기 시작했다. 블로어 모터의 일본 수출을 시작으로 캐나다, 호주, 미국 등지 시장에 수출 판로를 확보했고, 연이어 중국, 유럽, 인도, 동남아, 중동, 남미 등 전세계를 상대로도 수출 시장을 꾸준히 확장해오기 시작했다. 태풍을 잘 올라탄 탓일까. 범국가적 위기상황 속에서도 꾸준한 품질력과 적극적인 고객 대응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제대로 눈도장을 받은 효성전기는 이후 고객사를 위해 최고의 가치를 창출하는 공급처라는 기업 이미지를 형성하게 되었다. 현재는 세계 자동차 메이커 중 효성전기가 납품하고 있지 않는 업체를 손에 꼽을 정도로 세계 자동차 모터 시장에 있어서의 효성전기의 입지가 단단해져 가고 있다.
양적 확장은 물론 질적 성장의 핵심, 강도 높은 품질경영
효성전기가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활약하게 된 것은 우수한 기술력과 품질 외에도 고객사 요구에 대한 유연성과 속도감을 겸비한 대응, 그리고 지속적인 제품 효율화와 신제품 연구 개발에 아끼지 않은 투자에 있다. 이러한 점을 큰 원동력으로 하여 회사의 임직원들이 한마음으로 박차를 가해왔고 그 결과 고객사 신뢰를 확보함과 동시에 내수와 외수가 확대 균형을 이루는 소중한 결실을 맺었다. 꾸준히 향상되고 있는 효성전기의 실적이 어디서 왔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2012년을 품질 혁신의 원년으로 삼아 3개년 계획으로 전사 품질 혁신 활동 ‘WBQ3350’(World Best Quality)를 실시해왔고 부품품질, 제품품질, 폐기금액 등 3개 부문에 대해 3년동안 매년 50% 향상을 목표로 강도 높은 품질 경영을 수행해왔다. 이로 인해 효성전기는 품질 개선 및 불량률 감소에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어 냈다. 이렇게 새로운 혁신 모델을 제시한 공으로 국내외 고객사로부터 품질 및 경영 부문에서의 수상을 비롯하여 2년 연속 글로벌스탠더드 품질 경영 대상을 수상하는 등 노력의 결실이 다양한 수상 이력으로 채워지고 있다. 효성전기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2015년부터 제2기 WBQ 3350을 발족하여 제품 품질 관리에 더욱 강도를 높이고 있다. 한편, 효성전기는 이와 같은 품질 혁신 운동이 시스템적으로 조직과 공정에 반영되어 움직이고 연동되는 CUBE SYSTEM이라는 차세대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하여 고객과 직원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정진근 대표이사는 “IMF 금융위기 때와는또 다른 역발상으로 새로운 경영방식과 조직문화를 만들어 고객사를 리드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산업계에서 ‘보수적이고 변화에 둔감하다’는 종래 제조업의 평가를 뒤집을 수 있는 사례를 바로 효성전기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고객으로부터 최선을 다하는 기업
대부분의 기업들이 내걸고 있는 가치는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기업’이다. 하지만 효성전기의 목표는 이와 살짝 다르다. 바로 ‘고객으로부터 최선을 다하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조사 몇 글자의 차이지만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게 다름을 알 수 있다. 모두 고객을 토대로 하고 있는 가치이지만 전자가 주체지향적인 사고에서 나온 것이라면, 후자는 객체 지향적이기 때문이다. 같은 목표라도 이렇게 역발상을 추구하는 효성전기는 회사 이해관계자들인 고객사, 직원, 지역사회 등으로부터 스스로 인정받고 창조되는 가치와 만족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때문에 효성전기에서는 단지 보여주기 식이 아닌 직원들이 내적으로 동기유발될 수 있는 행사를 꾸준히 가져오고 있다. 올 8월에 직원들의 초등학생 자녀들을 초청해 직접 회사를 견학하게 하고 동시에 창의융합공작 시간을 마련했던 ‘패밀리 데이’는 매우 큰 호응을 얻었다. 이외에도 ‘가족초청행사’, ‘신입 및 경력 대화의 시간’ 등은 틀을 깨고 새로운 시각으로 대상에 접근하려는 효성전기의 창의적 자세가 잘 드러난 행사라고 볼 수있다. 올해는 진정성을 통해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을 실천하려는 자세로 기장군 용소마을과 자매결연을 맺기도 했는데 어떠한 가치가 창조될지 벌써부터 기대감이 커져만 가고 있다.‘엄마들이 아가의 서투른 말을 이내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은 말소리보다 뜻에 귀 기울이기 때문이다’라는 법정스님의 말이 있다. 이 말과 관련하여 여러 가지 해석이 있고 또 다양한 적용이 있지만 효성전기의 사례를 통해서는 이렇게 풀이해야 할 듯하다. 제조업의 몰락이니 위기니 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단순히 표면적인 부분의 분석에만 치중하지 않고 내밀한 고민과 예측으로 올바른 대응을 했다는 점에 그 방점을 둬야하지 않을까. 불확실성이 높아져만 가는 상황에서도 역발상을 통해 진정한 혁신을 추구하는 효성전기의 앞날에 큰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