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년 명품 기업의 비밀
윌로펌프(주)
현대 건축의 심장, 펌프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주상복합 빌딩, ‘두산 위브 더 제니스’는 부산 해운대의 스카이라인을 변화시 켰다. 영화, 광고 등에서 부산을 상징하는 심볼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 건물은 300m가 넘는 초고 층빌딩이다. 이와 같은 초고층 빌딩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건축 설비 기술이 필요하 다. 건축물의 주거공간은 물론 산업시설의 효율성, 안전성과 편리성 등을 고려해 최적의 환경을 조성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해운대 ‘두산 위브 더 제니스’에는 곳곳에 독일 펌프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다양한 용도의 펌프 시설을 통해 건물 내부의 사람들은 깨끗한 물을 공급받고, 사용한 물을 밖으로 내보내며, 쾌적한 온도를 유지하면서 생활한다. 가히 현대 건축의 심장이라 할 만 하다.
세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건물에 펌프가 필요하기 때문에 글로벌 펌프 시장 규모는 매우 크다. 그 중에서도 시장을 선도하는 윌로펌프는 세계적인 펌프 제조사인 독일 WILO SE의 한국법인으로 국내 펌프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윌로펌프에 대한 분석을 통해 150여 년을 이어온 명품 기업의 특별한 비밀을 찾아보고자 한다.
펌프의 종류와 역할
건축물에서 사용되는 펌프는 크게 급수, 배수, 순환 펌프 등 세 가지로 나뉜다. 급수 펌프는 사람들이 물을 사용할 수 있게 지속적으로 물을 공급해주는 펌프를 말한다. 아파트나 주상 복합과 같은 고층 빌딩의 상층부에서는 당연히 자연적으로 물을 사용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건물 지하실에 급수 펌프를 설치하여 물을 지상에서 상층부까지 안정적으로 공급한다.
다음으로 배수 펌프는 고여있는 물을 밖으로 내보내는 펌프를 말한다. 급수와는 반대의 개념으로 빌딩 에서 사용한 물이나, 공사 현장 등에서 발생한 오수를 하수도관으로 이동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얼마전 집중호우 당시, 침수 현장에서 배수 펌프를 이용하여 소중한 인명과 재산을 보호했던 것처럼 배수 펌프는 자연재해 대비부터 건설 현장 등 다양한 곳에서 사용된다.
마지막으로 순환 펌프는 건물 및 공장, 기계 설비 등에 설치되어, 차가운 물이나 뜨거운 물을 순환시켜 주는 냉난방 공조 시스템에 사용된다. 예를 들어 Google 데이터 센터의 경우, 서버에서 발생되는 수백 도의 뜨거운 열을 낮추기 위하여 윌로펌프의 순환 펌프 시스템으로 건물 전체에 냉수를 순환시켜 온도를 낮추고 있다. 윌로 그룹 역사가 난방 펌프에서 시작한 만큼 윌로 그룹의 제품 중 HVAC(냉 · 난방 공조)제품들은 세계 최고의 기술 수준을 자랑한다.
생활의 필수재, 펌프
물은 공기 만큼이나 우리의 생활에 중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물을 이동시켜주는 펌프는 드러나지는 않지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인간이 생활하는 모든 곳에서 펌프는 꼭 있어야 하는 필수 재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펌프 산업의 경우, 설치되는 현장이나 사용되는 물질에 따라 굉장히 세분화되어 있고 범위가 매우 넓다. 윌로펌프 또한 화학물질이나 식음료 분야에 활용되는 특수 펌프를 보유하고 있으나, 주력 시장은 청수를 기본으로 하는 워터펌프 시장이다. 이러한 워터펌프 산업에서는 일부 메이저 급 회사를 중심으로 수많은 중소 기업들이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예를 들어, 윌로펌프를 비롯하여 빌딩 서비스 부분의 그런포스(덴마크), 소형 펌프를 중심으로 하는 한일펌프 등이 이에 해당한다. 또한, 앞서 언급했듯이, 수많은 업체가 각축을 벌이고 있는 시장 특성 상 경쟁 또한 매우 치열하다.
펌프 시장은 급진적인 기술의 발전이나 변화를 찾아보기 힘든 시장이며, 건설 경기에 민감하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IoT 기술과 같이 새로운 기술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정부 에너지 효율 규제와 같은 외부 요인들에 대응하면서 지속적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빌딩서비스용 펌프의 특징
다른 분야의 펌프에 비해 빌딩 서비스용 펌프는 안정성이 매우 중요하다. 대한민국처럼 국토가 좁은 국가에서는 고층 건물을 많이 지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높은 곳까지 균등한 압력을 가해서 물을 안정 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기술력이 펌프산업에서는 필수적이며, 이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끊임없는 기술 개발이 요구된다.
또한, 펌프의 경우 모터를 통해 운전하는 기계로 꾸준히 전기요금이 발생한다. 펌프의 용량이 클수록 에너지 소비도 많아져 전기세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 또한 펌프 산업에서 간과할 수 없는 요소이며, 사용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고효율 펌프 개발이 중요하다. 윌로펌프에 서는 독일 본사와의 네트워크를 전격 활용하여, 몇 년 전부터 선진국 수준에 맞추어 빌딩 서비스용 전제품에 IE3 등급 모터를 적용하는 등의 선제적인 기술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물은 사람들이 삶을 영위하는 데 필수적인 것이기 때문에 위생과 안전 문제가 식품산업 못지 않게 중요하다. 따라서 빌딩 서비스용 펌프 시장에서는 단가가 비싸더라도 스테인리스 스틸과 같이 녹이 슬지 않고 위생적인 부품을 사용하는 성향이 강하며, 윌로펌프에서는 스테인리스 스틸로 인한 가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 신소재를 개발, 제품에 적용하여 위생과 경제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
윌로펌프의 세 가지 핵심역량
윌로펌프가 갖고 있는 핵심 역량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로 부산에 위치한 R&D 센터 다. 윌로펌프의 R&D 센터는 LG 그룹 시절부터 이어온 윌로펌프의 연구개발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 2015년 윌로그룹으로부터 일부 개발 조직을 이전 받는 데 성공했다. 현재는 윌로펌프뿐만 아니라 그룹 전체의 소형 펌프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이렇게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 펌프 기술 트렌드를 읽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우수한 퀄리티의 펌프를 제작하는 것이 윌로펌프의 첫번째 핵심역 량이다.
다음으로는 전국에 촘촘하게 연결된 서비스망을 들 수 있다. 윌로펌프는 전국에 29개의 통합서비스센 터를 포함하여 140여개의 서비스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는 대한민국 펌프 업계 중 최대이며 유일무이한 서비스 네트워크 망으로 전국 어디서든 소비자에게 빠르고 정확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토탈 펌프 솔루션 제공 능력이다. 펌프는 초고층 빌딩, 수처리, 산업 현장에서 난방, 급수, 순환, 배수, 소방 등 여러 용도로 사용된다. 윌로펌프는 다양한 현장을 아우르는 폭 넓은 제품 포트폴 리오를 갖고 있어 종합적인 솔루션 제공이 가능하다.
펌프, 첨단의 옷을 입다
펌프는 물이 움직이는 모든 곳에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지만, 대부분 건물 지하의 기계실에 설치돼 눈에 띄지 않는다. 그만큼 접근성이 좋지 않아 관리가 불편하고, 정기적인 관리가 소홀해지면서 고장으로 이어지기 쉬운 설비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채택된 것이 윌로펌프의 IoT 서비스다. Wilo-HiBoost는 IoT기술이 적용 되어 있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의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해 시스템 모니터링 및 제어가 가능하다. 또한, 업계 최초로 Wilo-HiBoost 전용 서버를 구축하여, 리얼타임 OS를 통해 펌프 운전 데이터를 기록하 고, 고장 진단 정보 등을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 서버를 대여하여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사에서 전용 서버를 구축하여, 데이터에 대한 보안 및 안정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Wilo-HiBoost 펌프 시스템에 적용된 블랙박스와 데이터 기록 기능을 이용하여 펌프 시스템의 고장 진단 정보, 운전 데이 터를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저장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펌프의 최적 운전 효율을 찾아내 에너지 절감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윌로펌프의 R&D 센터는 그룹 내에서 신기술 적용이 가장 빠른 편이다. 이는 시설 및 인재 확충과 같은 개발 환경에 대한 윌로펌프의 적극적인 투자와 더불어, 신기술 발전과 적용이 빠른 한국 시장의 특징이 결합된 결과이다. 또한, 한국 건설 시장은 독일 등 선진국과는 다르게 고층 빌딩과 아파트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특히 대형 쇼핑몰과 음식점, 주거단지가 합쳐진 도심복합센터 개발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점차 큰 용량과 높은 안정성을 요구하는 대형 펌프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발 빠른 신기술 적용과 국내 건설 환경에 맞는 기술 개발을 이어온 윌로펌프가 승기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윌로펌프의 세 가지 청사진
2017년 신년을 맞아 윌로펌프의 김연중 대표는 ‘중가 시장 공략’, ‘디지털화’ 그리고 ‘서비스 솔루션’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전사적인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우선 중가 시장 공략은 윌로펌프가 포지셔닝 해왔던 프리미엄 펌프 시장에서의 기술력 및 노하우를 바탕으로 타겟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산 저가 펌프가 지속적으로 국내 시장에 문을 두드려왔 고, 소비자들도 합리적인 가격과 성능을 가지 제품들을 찾고있는 상황에서 윌로펌프는 합리적인 가격과 뛰어난 품질로 경쟁 제품을 압도함과 동시에 고객의 만족감을 높이고자 한다.
또, 윌로펌프는 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생산, 영업 및 마케팅 툴 등 전방위적으로 디지털화를 진행해오고 있다. IoT 기술 개발을 통해 제품의 디지털화를 진행하고 있고, 생산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도래에 발맞춰 연관 기술과 프로그램을 도입하기 위한 단계를 밟아오고 있다. 또한, 영업 및 마케팅에서도 사용자 편의성을 높인 웹사이트나 고객 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디지털화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서비스 솔루션’은 펌프의 에너지 효율 진단부터 적합한 펌프로의 교체 및 유지관리까지 이루어지는 선진국형 유지보수 사업이다. 대한민국의 건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노후화된 빌딩이 많이 늘어나 유지· 관리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시장 환경의 변화에 맞추어, 윌로펌프는 단순히 펌프 생산 및 판매에만 치중하지 않고 제조업의 서비스화 전략으로 서비스 솔루션 사업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150년 전통의 윌로펌프는 앞으로 올 새로운 150년을 위한 준비를 성실하게 해나가고 있다. 펌프시장에서 안정적이고 선도적 위치에 있는 윌로펌프가 끊임없는 혁신을 마다하지 않는 것이 바로 150 년을 이어온 명품 기업의 비책이 아닐까 감히 짐작해본다. 안정적인 Cash-cow에만 안주하지 않고 늘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내고 판로를 찾아 나서는 윌로펌프가 새로운 변혁의 시대를 맞아 더욱 전진할 것을 확신한다.